육아일기 오늘의 기록

[일상기록] 첫째 엄마의 시시콜콜한 조리원 생활

존재이유 2023. 3. 4. 19:00

첫째를 출산하고 바로 조리원에 들어와 2주 간의 휴식을 시작했다. 누가 그랬다지, 조리원은 천국이라고! 조리원에 있을 때 충분한 휴식을 누려야 한다는 말은 선배 엄마아빠를 통해서 귀가 아프도록 들어왔다. 물론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는 엄마들도 있지만, 나는 아무래도 집에서 충분히 쉬지 못할 것 같아 분만 병원과 가까운 조리원에 2주 계약을 하고 분만 병원 퇴원과 동시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조리원에 있으면 좋은 점이 식사를 규칙적으로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영양가를 고려해 산모에게 필요한 음식을 따뜻하게 제공해 준다.

이렇게 밥을 잘 챙겨주는 이유 중 하나는 모유가 잘 나오게 하기 위함도 있다. 나는 완모(완전 모유수유)를 지향하는 엄마는 아니다. 물론 모유를 가급적 먹이고 싶으나, 내 몸의 특성상 직수(직접 모유수유)가 잘 되지 않아서 유축한 모유+분유로 혼합 수유를 하는 중이다. 조리원에서 챙겨주는 밥을 잘 먹어서 그런가 모유도 충분히 유축되고 있으며 아직은 젖몸살이나 유선염이 오지 않았다. 이제는 한 번 유축할 때 80ml를 가뿐히 넘기고 있다.

조리원에 있다 보면 밥과 간식이 잘 나오지만, 이상하게 군것질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 다행히 여기저기서 출산 선물을 보내왔는데 조리원으로 택배를 배송받으니까 너무나 편리하더라. 그중에서 산모 간식으로 구성된 산후조리원박스도 도착했는데, 받자마자 맛있는 간식을 훌훌 털어버렸다(맛있게 먹었다는 뜻). 

내가 있던 조리원 아가들.. 우리 아이만 예쁜 것이 아니라 여기 있는 아가들이 모두 다 예쁘다. 어쩜 동글동글하고 똘똘한지.. 조리원 안의 신생아실 유리창을 쳐다볼 때면 세상의 천사들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천사들처럼 예쁜 아가들 사이에서도 우리 아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사실이다. 지금은 저렇게 잘 먹고 잘 자는데 조리원 생활을 끝내고 집에 가서도 잘 먹고 잘 자면 좋겠다 : )

며칠 전에는 동생네 부부가 먼 길을 들려서 간식을 사다 주었다. 조리원 내에서는 남편 외 입실이 전면 금지된 터라 들어올 수 없었지만 남편이 대신 간식을 받아서 들고 왔다. 오랜만에 로투스 와플을 먹으니 약간은 지루할 수 있는 조리원 생활에 활력이 돋는 느낌이다. 어렵게 왔는데 제대로 면회를 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현 조리원 지침 상황을 이해해 주는 동생네 부부에게 고마웠다. 아이라도 제대로 보고 가면 좋은데 유리창 너머로 2-3초가량 본 것이 전부라.. 나였다면 아쉬운 마음이 매우 컸을 듯하다. 아무튼, 달달하고 맛있는 간식을 먹다 보면 활력이 생기는 것 같다.

조리원에 있는 동안에는 여러 가지 교육이 진행된다. 나는 가장 먼저 '흑백 모빌 만들기' 교육을 들었다. 그런데, 모든 교육의 마무리는 영업이더라. 모빌 만들기 교육을 듣고 나니 아이 교구와 교재에 대한 광고가 있었고, 우는 아이 달래기 교육을 들으니 마지막에는 분유를 바꿔서 먹여보라는 분유 회사의 광고였다. 마찬가지로, 목욕하기 교육의 마무리는 신생아용 샴푸와 비누, 로션 등에 관한 판매로 이어졌다. 역시 공짜 교육은 없는 것인가?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조리원에서 마련한 다양한 교육을 들었다. 어쨌든 나는 초보맘이고 첫째 아이를 키워야 하다 보니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기회가 되면 이것저것 들어보자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일 있는 모자동실 시간~ 잠깐동안 아이를 직접 케어할 수 있는 시간인데 우리 아이는 모자동실 시간의 대부분을 자는 데 보낸다. 처음에는 자는 모습을 지켜만 봤는데, 이제는 모자동실 시간에 우리 아이가 들어오면 기저귀 상태부터 점검한다. 신생아는 자주 소변을 본다고 해서 혹시나 기저귀를 갈아야 되나 싶어 속싸개를 살포시 벗겨보았다. 그러자 드러나는 아가의 발. 정말 작고 귀엽다. 그 작은 발로 뱃속에서 옆구리를 뻥뻥 찼던 거니? 물어보고 싶은 순간이다. 속싸개를 벗기니까 팔과 다리를 마구 움직이던데, 신생아는 자신의 움직임에 스스로가 놀랄 수 있다고 해서 지긋하게 눌러 몸이 크게 움직이는 것을 막아주었다. 그랬더니 금방 안정을 되찾는다.

조리원에 있는 동안 시댁에서 보내주신 간식이다. 건강에 좋은 식재료를 가득 넣고 두유 같은 질감의 죽을 만들어주셨다. 정성을 생각해서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다. 여기저기서 출산을 축하해 주고, 산모인 나를 위해 음식을 가져다주는 그 정성만 생각해도 참 감사한 하루이다.

조리원 생활은 본격적인 신생아 육아 전에 누릴 수 있는 마지막 온전한 휴식이라고 생각한다. 잘 먹고 잘 쉬면서 스트레스받지 않는 것만으로도 조리원 생활에 크게 만족한다. 조리원에 있으면서 이렇게 소소하게 블로그 글을 작성할 수 있는 것만 봐도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다. 앞으로 며칠 안 남은 조리원에서의 자유로운 생활을 마음껏 누려보자!